미국 영주권 (비이민비자, 서류미비자, 기축통화)

 

U.S. Permanent Residency
AI로 만든 이미지 입니다.

영주권이 없어도 미국에서 살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정말 많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미국 땅을 직접 밟고 살아보니, 영주권 없이 버티는 건 살아가는 게 아니라 매일 모래 위에서 균형을 잡는 것과 같았습니다. 트럼프 정부의 단속이 강화된 지금, 그 모래사장은 더 가파르게 기울고 있습니다.

비이민비자로 버티는 삶, 현실은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비이민비자(Non-immigrant Visa)로도 미국에서 충분히 생활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비이민비자란 관광, 취업, 유학처럼 특정 목적과 기간을 전제로 발급되는 체류 허가를 뜻합니다. 기간이 만료되면 원칙적으로 귀국해야 합니다. 그런데 제 주변을 보면, 이 비자로 수년째 버티는 분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습니다.

가장 흔한 방법이 F-1 학생비자(Student Visa) 연장입니다. F-1이란 미국 교육기관에 등록한 유학생에게 발급되는 비자로, 언어학교나 커뮤니티 칼리지에 등록하면 체류 기간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수업에 의무적으로 출석해야 하고, 풀타임 취업은 법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결국 생활비 걱정을 안고 수업을 다니는, 반쪽짜리 삶이 됩니다.

취업비자인 H-1B(전문직 취업비자)도 마찬가지입니다. H-1B란 미국 회사가 스폰서가 되어 전문직 외국인을 고용할 때 발급하는 비자입니다. 문제는 추첨 방식이라는 점입니다. 매년 수십만 명이 신청해 일부만 선발되고, 당첨이 되더라도 영주권을 받기까지 국가별 쿼터(대기 할당량) 때문에 수년에서 수십 년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기간 동안 회사를 쉽게 옮기지 못하고 부당한 대우를 감수하는 분들을 저는 직접 봤습니다. 비자가 스폰서 회사에 묶여 있기 때문입니다.

비이민비자로 사업을 하는 경우는 더 힘듭니다. 영주권이나 시민권이 없으면 미국 내 신용 이력(Credit History)이 없습니다. 신용 이력이란 개인의 금융 거래 기록을 바탕으로 산정되는 신뢰도 지표인데, 이게 없으면 상가 임대 계약 자체가 안 됩니다. 처음부터 가게 문을 열 수가 없는 겁니다. 진작에 영주권을 받고 왔더라면 하고 후회하는 분들을 교민 사회에서 숱하게 만났습니다.

서류미비자 현실, 숫자로 보면 더 심각합니다

미국에 합법적 신분 없이 체류하는 서류미비자(Undocumented Immigrant), 즉 불법체류자 문제는 한인 사회에서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캘리포니아 한인 인구 통계는 합법 체류자만 집계된 수치인데,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체류 중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트럼프 정부의 이민 단속이 본격화되면서 교민 사회 분위기는 눈에 띄게 냉각됐습니다. 이민세관집행국(ICE, Immigration and Customs Enforcement)이란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불법 이민 단속 기관으로, 최근 불시 조사와 추방 집행이 부쩍 늘었습니다. 모임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고, 저도 가까운 지인을 통해 그 불안감을 간접적으로 체감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500만 달러 투자를 통한 영주권 취득 프로그램을 언급하며 영주권의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한 적이 있습니다. 어떤 이들에게는 자녀와 생이별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영주권은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닙니다. 미국 이민국(USCIS) 공식 자료에 따르면 영주권(Green Card)이란 외국인이 미국에 영구적으로 거주하며 취업할 수 있는 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체류 자격을 뜻합니다. 의식주와 함께 네 번째 필수 요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영주권 유무는 생활의 안정성만 결정하는 게 아닙니다. 자녀의 병역 연기나 한국 내 재산의 미국 이전처럼 한국 국내법 적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이 부분은 의외로 많은 분들이 이민 준비 단계에서 간과하는 부분입니다.

현재 미국 내 불법체류 현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미국 전체 불법체류 추정 인구는 약1,100만명 이상으로, 이 중 상당수는 수십년째 체류중입니다.
  2. 한인 불법체류자 수는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지만, 교민 사회 내부 추산으로는 합법 체류자 수치보다 실제가 훨씬 높을 것으로 봅니다.
  3.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ICE 단속 건수는 전년 대비 급증했으며, 한인 커뮤니티도 예외가 아닙니다.
  4. 불법체류 상태에서 자진 출국 시 재입국 금지 기간(3년 또는 10년 바)이 적용되어 합법화 경로 자체가 막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축통화국에 사는 것, 이게 핵심입니다

해외 여러 나라에 살아본 제가 느낀 미국의 가장 큰 장점은 단순히 '선진국이라서'가 아닙니다. 핵심은 기축통화국(Key Currency Country)이라는 점입니다. 기축통화국이란 국제 무역과 금융 거래의 기준이 되는 통화를 발행하는 나라를 뜻합니다. 미국 달러가 바로 그 기축 통화입니다.

경제를 조금이라도 이해하는 분들은 압니다. 미국의 1인당 GDP는 이미 8만 달러를 넘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미국이 실물 생산을 많이 해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제조업 기반은 중국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가장 강력한 수출품은 달러 자체입니다. 무한정 돈을 찍어내도 국제 사회가 달러를 받아주는 구조이기 때문에, 재정 적자가 누적돼도 국민의 실질 생활 수준은 높게 유지됩니다.

제가 여러 나라에서 일해보며 체감한 미국의 가장 큰 실질적 장점은 노동 대비 임금 수준입니다. 비슷한 일을 해도 미국에서 받는 급여는 다른 나라와 비교가 안 됩니다. 달러로 저축하고 달러로 자산을 쌓는다는 것 자체가 이미 유리한 출발점입니다. 세계은행(World Bank) 통계에서도 미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꾸준히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민의 현실은 냉정합니다. 제 경험상 미국 이민의 기본 조건은 영어와 합법적 신분, 딱 두 가지입니다. 둘 다 갖추지 못하면 삶이 매우 힘들어집니다. 저 역시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완벽히 갖추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언어 문제는 한국에서 고등교육을 마치고 성인이 되어 이민을 온 경우에는 더욱 높은 장벽입니다. 아무리 달러 경제권에 있어도, 소수 민족으로서 겪는 차별과 언어 장벽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하는 현실입니다.

결국 영주권은 단순한 서류가 아닙니다. 미국에서 결혼을 계획하고, 자녀를 키우고, 은퇴 이후까지 내다볼 수 있는 삶의 토대입니다. 합법적이고 안전한 이민 경로가 있다면 오시는 걸 추천합니다. 하지만 영어와 신분, 이 두 가지 없이 무작정 오면 기회의 나라가 아니라 불안의 나라가 됩니다. 이민의 성공과 실패는 결국 본인이 결정하는 것이지만, 최소한 영주권이라는 기반 위에서 그 결정을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이민 법률 조언이 아닙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qMHVB2DV5j0